Author: Hyeonuk Joo
Date published: September 9th,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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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 & 던 인터뷰: 우리 사랑의 공식은 ‘1+1=1’
동화 속에 담아낸 사랑의 단상들.
어느덧 ‘6년 차 커플’에 접어든 현아와 던. 그간 두 사람은 각자의 이름으로 저마다의 행보를 걸어왔지만, 단둘만의 앨범을 낸 적은 한차례도 없었다. 그리고 오늘, 두 사람은 하나의 팀으로 자신들의 첫 번째 앨범 <[1+1=1]>을 세상에 공개했다.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 마음을 솔직하게 담아낸 ‘Deep Dive’부터, 사랑의 끝자락에 이르렀음을 직시한 된 연인의 이야기 ‘우린 분명 죽을 만큼 사랑했다 (I know)’까지. 실제 연인 사이의 두 사람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어떤 감정과 생각들을 주고받았을까? 그들이 말하는 ‘1+1=1’의 사랑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하입비스트>가 두 연인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두 분이 연인으로 함께한 지 벌써 6년이나 됐어요. 올해 함께 앨범을 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었을까요?
던: ‘우리가 같이 무대에 선다면 어떤 모습일까’, ‘얼마나 자연스럽고 좋은 곡이 나올까’ 하는 생각은 늘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마음에 드는 곡이 나왔고, 다행히 둘의 색깔과도 잘 맞아서 앨범으로 내야겠다고 확신했죠.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멋진 추억이 될 앨범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현아: 저희가 연인으로 함께한 시간들이 길다면 참 긴 시간인데, 저한테는 짧게 느껴졌던 시간이기도 해요. 앨범을 준비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는 바다로 떠난 여행에서 던이가 ‘PING PONG’이라는 곡을 쓰면서 시작된 것 같아요. 자고 일어났는데 “원래 내 노래를 쓰려고 했는데 우리 둘 노래가 나왔어” 하더라고요. 마침 그날 제가 기분 좋은 꿈을 꿨던 게 기억나요. 팬분들 역시 둘의 앨범을 기대하고 있었고, 싸이 대표님께서도 둘만의 프로젝트를 많이 기대하고 또 응원해 주셨어요.
돌이켜보면 한국에서 실제 커플 뮤지션이 함께 앨범을 내는 일이 드물어요. 작업 과정 중, 연인과 함께 하기에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
던: 서로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이 크죠. 제가 저를 아는 것보다, 현아가 저에 대해서 아는 게 더 정확할 때가 많아요. 서로의 강점을 알기에 각자의 파트를 맘 편히 맡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 것 같아요.
현아: 저 같은 경우에 장점은 작업 과정에 있었어요. ‘아티스트 던은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하고 몰입을 하는구나’, ‘보기보다 훨씬 어렵구나’ 하면서 많은 걸 보고 배웠어요. 제가 상상하는 것들을 사운드로 완성해낼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놀랍고도 존경스러웠죠.
반대로 단점이 있었다면요?
던: 딱히 단점은 없었어요. 굳이 뽑자면 상대방이 힘들어하는 걸 바로 곁에서 봐야 한다는 것? 작업 도중에 힘이 들면 곁에 묵묵히 있어주지만, 그걸 지켜볼 때 마음이 무겁기도 했거든요.
현아: 저도 비슷해요. 연인이 일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하루 종일 정말 고생했겠구나’ 하는 기운이 느껴지잖아요. 그럴 때 뭔가 이상한 종이 인형 같은 춤이라도 추면서 응원해 주고 싶은데 그걸 못해줬어요. 중간중간 서로 채찍질을 해야 한다는 게 이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기도 했고요.
이번 앨범 타이틀이 <[1+1=1]>이죠. 이름에 담긴 속뜻이 궁금해요.
던: 평소에 저희 둘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되게 많이 들어요. 함께 붙어있는 시간도 굉장히 많다 보니까 사람들이 ‘너희 둘은 진짜 하나같다’라는 말도 많이 해주시고요. 그러던 차에 싸이 대표님이 “‘1+1’은 어떠니?” 하고 아이디어를 먼저 내주셨어요. ‘1+1은 당연히 2지만, 우리는 하나야’라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현아: 제목 그대로 심플하고 쿨한 느낌인 것 같아요. ‘현아랑 던이 같은 음악 안에서 만나면 이런 케미가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앨범 발매를 앞두고 ‘현아 & 던’이 아닌, 새로운 그룹명도 생각해 봤을 것 같아요. 만일 없었다면 이 자리에서 가볍게 한번 지어보면 어떨까요?
현아: 원래 하나 있었어요. ‘현던’. 저희 둘 다 함께 일하는 스태프분들이 같은데, 저희 팀이 언제부터 ‘현던팀’ 이라고 불리더라고요.
던: 저는 사실 다른 것도 생각해 보긴 했거든요.
현아: 오 진짜요? 몰랐네 나는. 뭔데요?
던: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까 현아 & 던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웃음).
‘Deep Dive’를 제외한 3곡은 두 분이 모두 작사에 참여했다고 들었어요. 혼자 가사를 쓸 때와 달랐던 점이 있었나요?
현아: 지난 제 앨범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굉장히 진취적이고 강해요. 반면 이번 앨범에서는 몽글몽글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감정들을 써내야 했고, 그렇기 때문에 더 어려웠어요. 언어를 구사하는 방법, 단어 선택에 있어서 평소와 많이 달랐거든요. 그래서 더 재미있기도 했고요.
던: 곡에 담은 주제를 현아의 입장에서도 생각하다 보니, 평소라면 떠올리지 않았을 언어와 감정들이 솟아나서 엄청 신선 했어요. 그런데 사실 저는 저 혼자 가사 쓸 때도 늘 현아한테 물어보긴 해요(웃음).
‘Deep Dive’부터 ‘우린 분명 죽을 만큼 사랑했다(I know)’까지. 4곡의 제목을 보고 있자니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간부터 끝나게 되는 과정을 함축시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 앨범을 구성하는 단계에서 서로 어떤 생각을 주고받았는지 궁금해요.
던: 사실 저는 구성에 대해서는 별생각이 없었거든요. 그러다 현아가 고른 트랙 순서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하나의 이야기로 맺어지더라고요. 우리끼리만 ‘꽁냥꽁냥’하고 좋은 것보다, 리스너들에게 공감을 얻어야 하는 게 저희의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 현아에게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았죠.
현아: 던, 필립 프로듀서 두 분이 좋은 곡들을 써주셨어요. 그다음 저는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스토리텔링에 집중했어요. 앨범을 만들 때 그 안에 담긴 스토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1+1=1]>도 하나의 이야기로 꿰고 싶어서 이런저런 시도들을 했고, 지금의 순서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이번 앨범의 비주얼 아트워크들이 무척 화려해요. 현아 님이 직접 비주얼 디텍터를 맡았다고 들었는데 어떤 느낌을 가장 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는지 궁금해요.
현아: 이번 앨범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인어공주>, <모아나>, 그리고 <찰리의 초콜릿 공장> 등등 제가 좋아하는 동화들을 정주행 했죠. 그리고 ‘내가 동화 속 캐릭터라면?’이라고 상상해봤어요. 저는 항상 아쉬웠었던 게 동화 속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있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잖아요. 그 모습을 제가 직접 형상화 시켜서 만날 수 있게 해줬죠. 이번 앨범에서는 피터팬과 인어공주가 만나요.
실제로 만화에 나오는 대사를 오마주한 가사도 있죠.
현아: 맞아요. ‘PING PONG’에 나오는 ‘어딜 봐 여길 봐 깐따삐야’라는 가사에요. 둘리의 주문처럼 3분 남짓한 노래 안에서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거죠. 평소에 저희가 좋아하는 만화, 동화들이 큰 영감이 됐어요.
서로 가장 아끼는 곡이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각자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그 이유와 함께 알려주세요.
던: 하나만 고르자면 1번 트랙 ‘Deep Dive’. 저는 노래의 메시지, 가사와 매칭되는 곡의 분위기, 가수가 실제로 노래를 부를 때의 표현력. 이 삼박자가 맞아야 감정이 더 직접적으로 전달된다고 생각해요. ‘Deep Dive’는 사랑에 빠지기 시작하는 감정을 표현한 곡이거든요. 언젠가 이런 내용의 노래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사랑에 빠진 사람의 입장이 잘 묻어났고 멜로디도 그에 맞게 잘 나왔어요.
현아: 저는 다른 의미에서 ‘XOXO’라는 곡을 정말 좋아해요. 펑크 장르의 곡을 재해석한 곡이에요. 빈티지한 드럼 사운드가 들어가는데 이 사운드가 처음 작업 초반, 중간, 마지막으로 넘어가면서 매번 소리가 바뀌는 게 정말 바뀌는 게 신기했거든요. 프로듀서들이 사운드를 수정해나가는 걸 보면서 음악이 이렇게 소리가 바뀌어가는구나 하는 매력을 느꼈어요.
6년이란 시간을 함께 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더 단단해졌을 것 같아요. 서로가 서로에게 지니는 의미도 조금은 달라졌을 것 같고요. 식상한 질문이지만 ‘현아에게 던은?’, ‘던에게 현아는?’이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현아: 그럼 저희도 식상하지만 ‘1+1=1’이라고 대답할래요(웃음).
문득 두 분의 MBTI가 궁금해졌어요. MBTI 적으로 두 분의 성격 궁합은 어떤 편인가요?
현아: 저는 맨날 까먹어요.
던: 전 맨날 달라요.
현아: 그런데 궁합이 안 맞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앞으로 현아와 던은 각자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은지?
현아: 저는 그날그날 매일을 열심히 사는 게 가장 즐겁거든요. 당장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저에게는 의미가 커서, 언제나 몸이 부서질 만큼 열심히 무대에서 올랐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던: 제 무대와 음악을 보고 듣는 분들께 힘이 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긍정적인 에너지와 기운을 줄 수 있는 사람.
현아와 던은 서로에게 어떤 연인이 되고 싶은지도 듣고 싶어요.
던: 저희는 서로가 서로의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고, 또 누구보다 응원하는 팬이에요. 앞에 주신 질문에 대한 답처럼, 현아에게도 힘이 되는 아티스트, 연인이고 싶어요.
현아: 나는 그냥 네가 어디서든 내 이름만 생각해도 힘이 나는 사람이고 싶어.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항상 너의 편이 되어 주는 사람.
끝으로 두 사람의 앨범을 듣고 있을 <하입비스트> 독자, 그리고 팬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려요.
현아: 저는 독자 여러분들께 ‘건강이 최고다’라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요즘 제가 자주 아프다 보니까 하고 싶을 하면서도 100% 쏟을 수 없어요. 그러다 보니 답답함과 갈증을 많이 느끼거든요. 늘 즐겁게, 꼭 행복하게 사세요. 만약에 행복하지 않다면 화내세요. 울고 싶으면 울고. 여러분들의 마음에 귀 기울이시고 감정에 솔직하시고 꼭 건강 챙기시길 바라요.
던: 사랑을 하기 위해서 건강하셔야 하고, 건강하려면 사랑을 해야 됩니다. 저는 매번 활동을 시작할 때 하고 싶은 말이 다른데, 이번에는 정말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현아: 진짜 웃기다. 제일 안 건강해 보이는 둘이 건강이 최고라고 말하니까.
던: 그러니까 말할 수 있는 거지. 아마 우리가 말해서 더 와닿으실 거야.
현아: 앨범에 대해서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타이틀곡 ‘PING PONG’은 듣는 음악보다 보는 음악에 가까워요. 퍼포먼스를 많이 지켜봐 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빠른 시일 내 듀엣이 아닌 현아, 던 각자의 모습으로도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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